항공기 산업을 통해 본 자동차 시장의 미래 Smart Vehicle


연간 2,0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거대 시장인 자동차 산업은 최근 안팎으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자동차 자체로는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자율주행자동차,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스마트카(Smart Car) 등으로 구현되는 지능화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로 대변되는 동력원의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테슬라(Tesla), 구글(Google), 애플(Apple) 등 자율주행 기능을 내세운 글로벌 ICT 기업들의 진입이 늘어나면서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다툼이 나타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변혁의 시기에 직면한 자동차 시장에서는 새로운 이슈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변화에 대응할 힌트는 자동차 산업 내에서 찾아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자동차에 많은 기술적 영향을 준 항공기 산업의 경험에서 찾아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안전벨트, 터보차저(Turbocharger), HUD(Head-up Display) 등 다양한 기술들이 항공기에서 성능을 검증 받은 후 자동차로 이전되었을 정도로 두 산업 간의 연관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자동차와 항공기는 둘 다 운송수단을 제조한다는 공통점 외에는 이질적인 특성이 더 많다. 각각 고객군도 다르고, 제품의 활동 공간이 2차원과 3차원이라는 점에서도 다르다.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엔진을 직접 만드는 것과 달리 항공기 제조사들은 엔진을 외주화하는 점도 다르다. 그래서 자동차 시장에서는 엔진이 경쟁력의 기반이지만 항공기 시장에서는 FCS용 소프트웨어가 그 역할을 한다. 첨단 항공기에 사용되는 FCS용 소프트웨어의 개발 역량은 선도 기업들의 전유물이다.


자동차 시장의 변화 축인 지능화와 전기화는 모두 전기전자장비의 증가로 이어진다. 전장화 추세는 항공기에서 그랬듯이 자동차에서도 주행 관련 센서의 비중을 높일 것이다. 또한 제어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에서도 경쟁의 핵심요소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시장에서 내재화된 엔진 조달 방식이 항공기 분야처럼 외주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항공기 분야에서 그랬듯이 자동차 업체와 동력원 제조업체간의 협력 수준이 자동차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전장화에 힘입은 자율주행자동차와 차량 공유 서비스 사업의 발달은 항공기 분야처럼 맞춤형 설계를 늘릴 수도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는 지금 예상치 못한 다양한 이슈들이 앞으로 종종 나타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시장 안에서만 해결책을 찾을 것이 아니라 항공기 등 다른 산업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보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 목 차 >


1. 자동차와 항공기, 비슷한 점 다른 점
2. 자동차에서 재현되는 항공기 분야의 경험
3. 항공기 산업의 경험으로 본 자동차 시장의 주요 이슈

 

출처: LG경제연구원


1. 자동차와 항공기, 비슷한 점 다른 점

 


변혁에 직면한 자동차 시장


지금 자동차 산업은 안팎으로 대대적인 변혁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자동차란 제품 자체의 변화와 경쟁 구도의 변화가 함께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제품 측면에서는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스마트카(Smart Car) 등으로 구현되는 지능화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와 같이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동력원의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시장 측면에서는 지능화, 전기화 기술을 앞세운 테슬라(Tesla), 구글(Google), 애플(Apple) 및 여타 ICT 기업들이 기존 자동차 업체들과 시장 주도권을 둘러싸고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자동차 시장이 직면한 변화에는 새로운 면모도 있지만 과거 항공기, 선박 등 다른 운송수단을 제조하는 산업이 겪었던 변화 양상과 비슷한 면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기술적 영향을 많이 준 항공기 시장의 경험과 선례를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자동차 시장의 미래 이슈를 점검해 볼 수 있다.


고객, 제품, 핵심 기술이 다른 산업


자동차와 항공기 산업은 운송수단을 제작한다는 면에서는 같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산업이다. 일단 고객, 제품, 핵심 기술이란 시장의 주요 구성 요소 측면에서부터 질적으로 다르다.


● 고객군: B2C vs. B2B

 

자동차는 버스, 트럭 등 대형 상용차나 특장차 부문 등 일부를 제외하면 개인 소비자를 주고객으로 하는 B2C 산업의 성격이 강하다. 반면, 항공기 산업은 일부 개인 소비자 외에는 대형 항공사나 군대 등 정부를 주고객으로 한다. 고객군의 차이는 생산 방식에도 영향을 미쳐 자동차 기업들이 소품종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 반면, 항공기 업체들은 맞춤형 설계에 중점을 둔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 적용 영역: 2차원 vs. 3차원(바퀴, 구동력 vs. 날개, 추력)

 

자동차는 땅 위를 달리는 기계이므로 2차원 활동에 가장 적합하게 바퀴라는 구동체와 바퀴를 굴리는 구동력(驅動力, Tractive Force)을 만들 수 있는 샤프트(Schaft) 구조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반면 항공기는 하늘이라는 3차원 공간에서 운용되는 기계이므로 양력을 발생시키는 날개와 뒤쪽으로 공기의 흐름을 가속한 추력(推力, Thrust)을 만드는 프로펠러 또는 제트 엔진을 추진체로 한다.


● 핵심 기술: 엔진 vs. 소프트웨어(OS)

 

둘 다 제조업이므로 가치사슬에서 설계, 조립 역량이 중요하다는 점은 동일하다. 그러나 각 산업에서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핵심 기술, 역량은 다소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자동차는 하드웨어인 엔진을, 항공기는 항공전자(Avionics) 기술인 비행제어시스템(Flight Control System, FCS)의 통합 제어 소프트웨어(OS)를 각각 경쟁력의 기반으로 들 수 있다.

 

출력, 토크, 연비 등의 주행 성능과 차체 구조간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구현되는 자동차의 성능은 궁극적으로 엔진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을 선도하는 자동차 제조업체(OEM)들의 경쟁력도 각각 다른 특성을 지닌 고유의 엔진 성능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항공기 분야에서도 엔진은 비행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품들 중 하나이다. 그러나 항공기 제조업체들은 자동차 업체들과 달리 엔진을 외주화해서 GE(미국),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 미국), 롤스 로이스(Rolls-Royce, 영국), Snecma(프랑스), NPO Saturn(러시아) 등 전문업체들로부터 조달한다. 대신 항공기 제조업체들은 초기 설계 과정에서부터 최종 생산에 이르기까지 사업화의 전 과정에 걸쳐 엔진 전문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엔진을 외주화한 결과, 항공기 산업에서 엔진은 차별화된 경쟁력의 기반이 되지 못한다.

 

대신 주요 항공기 제조업체들은 저마다 고도의 FCS 제조 역량을 갖추고 있다. FCS는 통합 제어 소프트웨어(OS)와 소프트웨어에서 통제된 명령을 기체 각부의 기계적 작동으로 구현하는 유압식 액츄에이터(Actuator)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FCS에서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소프트웨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첨단 항공기이더라도 FCS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FCS용 소프트웨어의 가치는 고도의 FCS가 필수적인 4~5세대 전투기 시장에서 잘 드러난다. 이 시장에 독자적으로 참여할 역량을 가진 곳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국적의 몇몇 글로벌 기업들이나 스웨덴의 사브(Saab)사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브(Saab)사조차도 최신 전투기 그리펜(Gripen)을 사업화하면서 소프트웨어 문제로 수 차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1990년대 개발 과정에서부터 양산 이후까지 수 차례에 걸쳐 추락 사고를 일으켰고, 양산된 기체들은 문제가 될 때까지 비행을 금지 당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던 것이다. 당시의 추락 원인은 조종사와 FCS 소프트웨어간의 부조화로 인한 조종사 유도 진동(Pilot-induced Oscillation, PIO) 등 주로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문제들이었고, 결국 미국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문제 해결에 성공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시장 성숙, 기술 발달로 커진 유사성

 

두 산업은 모두 100여 년간의 역사를 거치면서 시장이 성숙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추세적인 유사성도 보여왔다.


먼저 세계 시장의 과점화 추세를 들 수 있다. 민수용 비행기 시장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업체들이 지속적인 M&A 등을 거쳐 공중분해되거나 보잉(Boeing), 에어버스(Airbus) 등 소수의 거대 기업들에 통합되었다. 군수 부문도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과 보잉(Boeing)을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이와 병행해서 항공기 엔진 시장도 상위 업체들을 중심으로 개편되었고, Allison(미국) 등 한때 시장을 지배했던 업체들도 사라졌다. 마찬가지로 자동차 시장도 1990년대 이후 폭스바겐(Volkswagen),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포드(Ford), 현대, BMW, 다임러(Daimler) 등 글로벌 10대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된 바 있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첫째, 첨단 기술이 적용됨에 따라 부품 수가 계속 늘어났다. 오늘날 자동차의 부품 수는 약 2만 개에 이르고, 대형 비행기 제작에는 약 200만 개의 부품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두 산업에서는 모두 부품의 모듈화가 진행되었다. 비행기도 동체, 엔진, 주날개, 꼬리날개 등 주요 부품의 모듈화가 이루어져 있고, 자동차도 엔진, 좌석, 전자장비 등 많은 부품들이 대부분 모듈화 되어있다. 둘째, 지속적인 경량화 추세이다. 제작비, 연비, 유지보수비 등의 절감을 통한 경제성 향상을 위해 경량화가 계속 추진되고 있다. 그래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알루미늄, 마그네슘,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olymer) 등 가볍고 강성과 내구성이 좋은 소재들이 항공기와 자동차 제작에 계속 투입되고 있다. 셋째, 전기전자장비의 비중이 계속 커져왔다. 항공기에서는 1950년대부터 레이더(Radar)나 전자식 비행제어시스템(FBW), 군용기의 무기운용시스템 등 폭넓은 전장화가 진행되었다. 자동차도 1990년대 이후 운전자의 편의성을 위한 다양한 IVI 장비와 자동차의 성능 및 안전성을 위한 전자제어스로틀시스템(Electronic Throttle Control) 등 각종 전자식 제어 장비가 적용되어 왔다. 최근 자동차 시장의 변화 방향인 지능화와 전기화로 전기전자장비의 확대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2. 자동차에서 재현되는 항공기 분야의 경험

 

 

ADAS 및 자율주행 등의 지능화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의 전기화란 두 가지의 큰 변화 방향에 따라 자동차에 적용되는 전기전자장비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그에 따라 항공기 분야가 전장화 과정에서 겪었던 변화가 자동차에서 재현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주행 관련 센서의 비중 확대

 

대형 비행기에는 비행 기능에 관련된 수많은 센서들이 사용되고 있다. 기상 레이더, 공중충돌방지장치(Traffic Collision Avoidance System, TCAS), 대지접근 경보장치(Ground Proximity Warning System, GPWS) 등 각종 계측 장비에서부터 무선 통신 장비, FCS 등 비행제어 기능에 관련된 날개 부위의 액츄에이터(Actuator), 엔진 등 다양한 부품들에 갖가지 센서들이 부착되어 있다. 군용기에는 고도(Elevation Angle) 측정이 가능한 3D 레이더 등 보다 높은 수준의 항공전자장비가 탑재되므로 부착된 센서의 종류도 더 다양하다.

 

반면 현재 양산되는 자동차에 부착된 주행 기능 관련 센서들은 엔진, 조향, 브레이크 장치 등 구동에 관련된 부품들에 국한되어서 사용되고 있다. 일단 레이더 등 계측 장비의 탑재 여부에서부터 비행기와는 큰 차이를 보이므로 주행 관련 센서의 비중도 비행기의 수준에 비해 그만큼 낮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착 센서의 범위를 IVI, 공조, 동력장치, 안전벨트, 조명기기 등 편의장치로 확대하더라도 비중의 차이는 변함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비행기에는 조종석 및 객실용 편의장비가 더 다양하고 많이 사용되는 만큼 센서의 사용 비중도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개발되는 자동차에는 ADAS, 자율주행 기능에 필수적인 2D 레이더(Radar)와 라이다(Lidar), 카메라, GPS 등 위치/주행 환경 계측용 센서들과 모터, 배터리, 인버터 등 전기 파워트레인에 필요한 전력 제어용 센서들이 대거 장착되고 있다. 자율주행 기능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전기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각종 전자장비의 비중이 커질수록 주행 관련 센서의 비중도 확대될 것으로 볼 수 있다.

 

소프트웨어(OS)의 중요도 상승

 

FCS가 비행기의 성능과 안전을 좌우하는 만큼, 항공기 산업에서는 FCS용 소프트웨어가 아주 중요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자동차 분야에서는 주행 관련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자동차의 주행 성능은 내연기관과 기계식 조향 장치 등 하드웨어 중심의 파워트레인과 역시 하드웨어인 서스펜션 등 차체 구조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물론 연비 향상, 출력 조절 등을 위해 엔진과 연결된 전자장비 관련 소프트웨어가 일부 사용되고 있지만, 상당수의 소프트웨어는 IVI 등 각종 편의장치에 관련된 경우가 더 많다.

 

그렇지만 앞으로 자율주행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특히 OS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레이더, 라이다 등 계측 장비와 엔진, 조향 장치, 브레이크 등 주행 관련 장비들이 모두 ‘통합 제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완전한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에는 탑승자의 개입 없이 모든 장치들이 자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하므로 주행 관련 장치뿐만 아니라 IVI 등 각종 편의장치들도 함께 통합 제어되어야 한다. 여기에 전기 구동 파워트레인까지 더해지면 통합 제어의 대상이 더 많아져서 소프트웨어의 수준도 함께 향상되어야 한다. 결국 자동차 분야에서도 통합 제어용 소프트웨어(OS)가 아주 중요해질 것이라 볼 수 있다.

 

동력원 조달의 변화 가능성

 

대부분의 항공기 제조업체들은 과거 피스톤 엔진을 쓰던 시절부터 제트 엔진을 사용하는 지금까지 줄곧 엔진을 직접 만들기 보다는 전문 업체들로부터 조달해 왔다. 현재 시장에서 손꼽히는 대표적인 엔진 제작업체들인 GE(미국),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 미국), 롤스 로이스(Rolls-Royce, 영국), Snecma(프랑스), NPO Saturn(러시아) 등은 대부분 피스톤 엔진 시대부터 현대의 제트 엔진 시대까지 꾸준히 엔진만 전문적으로 만들어왔다. 항공기의 성능에 엔진이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항공기 제조업체들도 초기 설계 과정에서부터 최종 생산, 영업에 이르는 가치사슬의 전 과정에 걸쳐 이들 엔진 전문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 반면 엔진 개발 역량이 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자동차 시장에서는 동력원의 내재화가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 간혹 자사에 없는 배기량의 엔진을 경쟁사와의 제휴를 통해 도입해서 튜닝, 장착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엔진 제작 역량을 내재화되어 있다.

 

향후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서도 자동차 기업들이 모터, 배터리 등 전기 구동 파워트레인을 모두 내재화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전기 파워트레인의 제조 역량은 중요한 사안이고, 기존의 관행으로 봐도 동력원을 내재화하는 것이 당연시되지만, 외주화해도 사업성과 경쟁 구도에 큰 영향이 없다면 굳이 내재화를 고집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만일 전기 파워트레인의 외주화가 진행되는 경우, 항공기 산업에서처럼 자동차 업체와 파워트레인 제작업체간의 전방위적인 협조 체제 구축이 지금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체와 엔진이란 주요 기자재간의 조합에 따라 항공기의 성능이 결정되듯이 자동차 업체와 동력원 제작업체간의 협력이 전기차의 성능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맞춤형 설계의 증가

 

통상 항공기 시장은 B2B로 알려져 있고, 자동차 시장은 B2C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항공기 시장에서 맞춤형 설계가 더 많고 관련 역량도 더 중요하게 간주된다.

 

그런데 자율주행자동차나 전기차 시장은 기존 자동차 시장에 비해 맞춤형 설계의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도 엿보인다. 대중교통용 버스나 장거리 운송용 트럭 부문은 운행 경로가 정해져 있고, 자동차 외에는 별다른 장애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적은 시외, 고속도로 등에서 주로 운행되는 점에서 자율주행자동차나 전기차의 운행에 보다 적합하다. 갑자기 불쑥 등장하는 사람이나 자전거 등 자율주행에 불리한 각종 돌발 변수가 발생할 확률이 적고, 정기적인 운행을 통해 전기 파워트레인의 에너지 효율도 상대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반 자동차에 비해 버스, 트럭 등 상용차의 가격대가 높은 만큼, 교체나 신기능 추가 도입 과정에서 비용 측면의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을 가능성도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테슬라(Tesla), 다임러(Daimler), 볼보(Volvo) 등 자동차 업체들과 오토(OTTO) 등 자율주행 기능 개발업체들은 버스와 트럭의 자율주행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우버 등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들의 진입도 자동차 시장에서 맞춤형 설계의 비중을 늘리는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양산차보다 차량 공유 서비스 전용 차량 제작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3. 항공기 산업의 경험으로 본 자동차 시장의 주요 이슈

 

 

항공기 산업 또는 항공기 업체의 시각에서 미래 자동차 시장의 미래 이슈를 검토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자동차 시장의 주요 변화는 시장 경쟁, 응용 기술, 사업모델, 사업 여건 등으로 귀착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 자동차 시장은 누가 주도할까?

 

자율주행자동차,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 등 현재 개발되는 다양한 기술들이 동시에 상용화되기 시작하면 누가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것인지는 중요한 이슈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도 다양하다. 자율주행 기술이 관심을 받다 보니 관련 기업이 주도할 것으로 보는가 하면, 전기 구동 파워트레인 업체가 더 낫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 자동차 업체의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시장 주도권 이슈를 항공기 시장의 경험에서 찾아 보면 어떨까? 현재 항공기(비행기) 시장의 주도권은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보잉(Boeing), 에어버스(Airbus) 등 제조사가 가지고 있다. 제조사가 보유한 역량은 풍부한 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FCS 개발 역량과 항공기 설계, 조립 역량이다. 중요한 부품인 제트 엔진은 GE, 롤스 로이스(Rolls Royce) 등 엔진 전문업체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엔진이 시장 주도권의 기반이 되지는 않아 보인다. 조립 역량은 항공기 정비업체도 보유하고 있어서 결정적인 요소라 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FCS 중에서 액츄에이터(Actuator) 등 기계적인 요소는 부품 업체나 정비업체들도 가지고 있다. 정리하면, FCS용 통합 제어 OS와 설계 역량은 제조사만이 보유하고 있다. 항공기 산업에서는 통합 제어 OS와 설계 능력을 동시에 갖춘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항공기의 사례를 자동차 시장에 대입하면 통합 제어 OS, 설계, 동력원이란 세 가지가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 역량이 될 가능성이 크다. 통합 제어 OS는 항공기 분야에서처럼 자율주행자동차나 전기차 분야에서도 서서히 중요해지는 기술 요소이다. 단, 통합 제어 OS는 풍부한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은 중요한 변수이다. 자동차란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낼 설계 역량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자동차 없이 OS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또 전기차 구현을 위해서는 전기 구동 파워트레인도 필수적이다. 통합 제어 OS 분야는 자율주행 기능을 개발하는 구글(Google), 애플(Apple) 등 ICT 거인과 콤마 아이(Comma.ai), 오토(OTTO) 등 신생 ICT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설계 분야에서 누구보다 우수한 강점을 가진데다가, 통합 제어 OS 구축에 필수적인 누적된 주행 관련 데이터란 숨은 자산도 보유하고 있다. 동력원은 모터, 배터리, 인버터 관련 업체들이 강한 분야이다.

 

누구든 간에 자동차 시장의 최종 승자는 항공기 산업에서처럼 통합 제어 OS와 설계 능력을 동시에 갖춘 기업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용 중인 자동차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할 수 없을까?

 

소비자가 지금 자율주행의 편안함을 즐기려면 새로 자율주행자동차를 사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자동차 교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신차 구매 비용과 부수적인 비용 등으로 백만장자가 아닌 다음에야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백만장자도 또 다른 고민에 봉착할 수 있다. 비싼 돈을 주고 산 기존의 고급 차량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어서다.

 

항공기 업계는 오래 전부터 이와 유사한 첨단 기능의 추가 문제에 시달렸고 해결책도 마련했다. 항공기는 워낙 고가이므로 첨단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기체 전체를 교체하는 것은 아주 힘들다. 그래서 최신 기능의 업그레이드 과정에서는 외장 설비용 구조물인 하드 포인트(Hardpoint, Station)에 외부 장착형 설비(External Pod)를 부착하고, FCS에 관련 소프트웨어를 추가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패키지 방식이 애용된다. 첨단 기능의 추가 장착이 키트화로 해결되고 있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완전 분해 후 내구성 부품을 교체해서 기체 수명을 연장하는 보수 작업인 오버홀(Overhaul) 과정에서 첨단 설비를 추가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가 로봇을 이용해서 유인 항공기를 UAV(Unmanned Aerial Vehicle)화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조종석에 사람 대신 한국 KAIST 연구팀이 개발 중인 조종용 로봇(PIBOT, Pilot Robot)이 착석해서 각종 기기를 다루면 새로 교체하지 않고도 유인 항공기를 무인기로 탈바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조 작업은 항공기 제조사가 직접 하기도 하고, 항공기 정비업체나 첨단 설비를 개발한 기업이 직접 하기도 한다. 작업 규모가 큰 오버홀(Overhaul)도 제조사뿐만 아니라 정비 전문 업체가 수행하기도 한다. 반드시 제조사만 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이러한 항공기 분야의 경험을 자동차 업계에서도 응용해 볼 수 있다. 첨단 기능을 외장형 설비 키트(Kit)화, 예를 들어 애프터마켓용 ADAS 키트, 자율주행 키트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초기 시장으로는 가격이 높아서 교체하기 곤란한 버스, 트럭 등 대형 상용차나 특장차종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 플랫폼인 차체 자체가 커서 내·외장형 키트 장착을 위한 여유 공간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고 외형적인 디자인에 크게 구애 받지 않는다는 점 등에서 일반 차종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주로 주문 제작되므로 가격이 아주 비싼 특장차는 항공기의 오버홀(Overhaul)과 유사한 수준의 정비 과정을 거쳐 자율주행 설비를 추가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다. 이후 컴팩트한 키트가 개발되면 일반 소형차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유사한 사례는 종종 있었다.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연구되어 왔다. 2006년 미국 국방부의 합동로봇프로그램(Joint Robotics Program)을 통해 기존 자동차를 UGV(Unmanned Ground Vehicle)로 교체하는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다. 무인차로 개조된 험비가 미국 본토의 군 기지 주변에서 운용된 사례도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2008년 준자율주행 키트를 갖춘 군용 차량을 사용했고, 2016년에는 포드(Ford)의 픽업 트럭 F350에 자율주행 키트를 설치해서 국경 순찰에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에는 콤마 아이(Comma.ai), 크루즈오토메이션(Cruise Automation), 오토(OTTO) 등 스타트업들도 자율주행 키트 개발에 뛰어들었다.

 

항공기 분야처럼 자율주행 키트는 자동차 업체가 장착할 수도 있고, 전문 정비업체나 튜닝 업체가 장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보다 컴팩트한 제품이 개발된다면, 제품을 개발한 스타트업이 직접 장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율주행 키트를 개발하는 기업들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선두 주자인 구글(Google), 애플(Apple) 등 기존 ICT 기업들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다양해지면 관련 업체의 협상력은 약해지고, 기존 자동차업체들의 협상력은 상대적으로 공고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항공기 시장을 응용한 새로운 사업모델은 없을까?

 

자동차 시장의 변화는 자율주행 기능과 전기 구동 파워트레인 관련 업체들에게 새로운 사업 영역을 제공하고 있다. 센서, 모터, 배터리 등 부품 제작업체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대거 시장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반면 사업모델은 구태의연한 판매나 유지보수 서비스 등에 국한되어 있다. 그러나 항공기 시장을 보면 새로운 사업모델도 개발할 여지가 커 보인다.

 

항공산업에서는 오래 전부터 리스(Lease) 거래가 활성화되어 있다. 항공사 입장에서 보면, 고가의 항공기 구매에 따른 대규모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고, 사용 시간만큼 빌려 쓰는 것이 구매하는 것보다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리스의 대상도 항공기와 항공기용 엔진으로 분리할 수 있다. 엔진은 정기적인 정비 때문에 교체가 잦은 항공기 엔진의 특성상, 가동 시간이 항공기보다 짧다. 그러므로 엔진의 사용 시간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항공사에게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항공기 업체는 직접 리스를 하지 않지만, 대형 엔진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GE, 롤스 로이스(Rolls-Royce)는 항공기 엔진 리스 사업도 병행하고 있고, 양사의 엔진 리스 시장 점유율은 60%에 육박한다.

 

이러한 엔진 리스 사업을 전기차 시장에도 도입해 봄 직하다. 전기차 부품 중 모터, 배터리는 상당히 고가이고, 배터리는 정기적인 교체도 필요한 소비재 성격의 부품이다. 리스 사업에 적합한 부품인 것이다. 리스의 대상으로는 모터, 배터리 등 단품이 될 수도 있고, 모듈화된 형태의 전기 구동 파워트레인 또는 독립적인 부품화를 시도해 볼 수 있는 휠 허브 모터(Wheel Hub Motor, In-wheel Motor)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품 리스 사업의 대상으로는 고가의 버스, 트럭 등 대형 상용차나 대형 특장차 시장이 적합할 것이다. 대형 차종의 전기 구동 파워트레인은 더 비쌀 것이고, 배터리의 경우 기계를 다루듯이 정비하기에 곤란하기 때문이다. 대형 차종의 사용자 입장에서도 그렇지 않아도 비싼 도입 비용의 부담을 모터나 베터리 또는 전기 파워트레인만큼 줄일 수 있어서 유리하다. 사용자가 유지 보수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배터리의 교체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도 많아 보인다.

 

다만 대상 차종의 개발 과정에서 교체의 용이성 등을 고려한 구조 설계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제약도 있다. 만일 자동차 시장에서도 동력원의 외주화가 일반화된다면 전기 파워트레인 업체가 차종의 개발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파워트레인의 교체를 고려한 구조 설계도 가능해 질 것이다. 그러면 리스 사업 추진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기 구동 파워트레인의 리스 사업은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의 가동 데이터를 차종별, 용도별, 사용 지역별로 특화된 파워 트레인 개발도 가능해지고, 운용 데이터를 활용한 기타 사업도 개발해 볼 수 있다.

 

자동차에 대한 항공업계의 조언

 

2016년 9월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테슬라(Tesla) 차량의 사고로 또다시 운전자가 목숨을 잃는 등 ADAS 기능을 장착한 차량 사고가 늘어나고 인명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NTSB와 국제조종사협회(IFALPA) 등 항공업계에서는 자율주행자동차 사업의 상용화 속도를 늦출 것을 조언하고 있다. 센서나 자율주행 관련 소프트웨어의 불충분한 성능을 간과한 채 상용화를 추진하면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보다 센서와 전자장비의 사용 경험이 훨씬 풍부한 항공업계는 자율비행 기능의 구현에 대해 여전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강력한 안전 규제와 조종사 교육 강화로 자율비행 기능의 확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방지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항공업계의 신중한 태도는 에어 프랑스(Air France) A330의 대서양 추락 사고나 아시아나 항공 B777의 샌프란시스코 착륙 사고가 조종사들이 OS의 기능을 오해하거나 과도하게 신뢰해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자율주행자동차 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이러한 항공업계의 신중한 접근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는 테스트 파일럿도 아니고, 전문적인 훈련을 정기적으로 받는 조종사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 규제를 자체적으로 강화하고, 소비자에게 현재 ADAS 기능의 한계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블랙박스의 발전도 필요

 

인간이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자율주행자동차의 사고에서는 책임 소재가 지금보다도 더 중요한 이슈가 된다. 사고의 책임이 탑승자, 차량 제작업체, 기술 개발업체 중 누구에게 있는지 규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량용 블랙박스는 지금보다 더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블랙박스는 자동차 업체가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구매해서 장착하는 튜닝 제품이고, 자동차의 전·후방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기능만 갖추고 있어서 정보의 한계가 크다. 자동차의 주행 데이터 기록 장치인 EDR과 분리되어 있어서 자동차 자체의 오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정보 제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항공기의 블랙 박스는 비행기록장치(Flight Data Recorder, FDR)와 조종석음성기록장치(Cockpit Voice Recorder, CVR)로 구성되어서 비행 당시의 상황을 정교하게 재현할 수 있다. 블랙 박스 자체도 견고하게 만들어지고, 위치 송신 기능도 들어 있어서 사고가 발생해도 쉽게 파손되지 않으며, 비교적 찾기도 쉽게 되어 있다.

 

이러한 비행기의 블랙박스를 응용해서 자동차 내부의 음성을 기록하고 EDR보다 더 다양한 주행 데이터를 저장하며, 자율주행자동차에 달린 카메라 센서를 결합해서 외부 주행 환경까지 기록하게 하면 자율주행자동차에 필요한 블랙박스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무 장착이 법제화되면 자율주행자동차 업체가 직접 장착하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동차 자체의 오류 여부를 직접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한결 덜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동차 시장의 큰 변혁은 이제 시작되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 속도가 얼마나 빨라질지 쉽게 단정짓기 어렵다. 최근의 디젤 엔진 문제가 각국의 규제와 소비자의 인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판단하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자동차 시장에서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이슈가 계속 생길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럴 때마다 해결의 실마리를 자동차 업계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항공기 등 다른 산업에서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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