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첫 계명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것′ Marketing


1990년대 중반부터 브랜드는 마케팅의 중요한 흐름 중의 하나에서 기업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결정짓는 상위개념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브랜드가 마케팅의 주요 화두로 대두되면서 최근에는 일반 기업뿐 아니라 공공 기관들까지 ‘브랜드 전략’ 수립에 나설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브랜드 만들기를 ‘이름 짓기’(네이밍)와 ‘얼굴 바꾸기’(CI 디자인) 정도로 인식하다 보면 전략 개념이 철저하지 못한 이름뿐인 브랜드를 도입하게 되고, 그 결과 마케팅 활동으로 유기적인 연결이 쉽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브랜드의 개발과 육성, 모든 과정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그럼으로써 출발점이 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훌륭한 일을 하는 분의 이름이 ‘김개똥’이라고 하여 그 분의 훌륭함이 가려지지 않을 것이며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의 얼굴이 천하의 박색이라고 해서 그 사람의 품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름과 얼굴이 하는 일을 더 돋보이게 할 정도라면 더 좋을 것이지만.

브랜드도 마찬가지이다. 이름이 무엇이든 어떻게 생겼든 그 브랜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의미를 갖는지가 근본이 된다. ‘어떤 일을 하는지가 누구인지를 말해 준다’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브랜드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그 브랜드가 왜 존재하는지를 정당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브랜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존재할 고유한 이유 그리고 특별한 의미 같은 것이 우선 정립되어야 한다. 이러한 존재의 이유(Raison d’etre)와 지향점을 우리는 미션이라고 한다. 브랜드의 출발점은 브랜드 미션의 정립이다. 미션이 정립되면 그것은 고객에 대한 약속이 되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미션이 서고 나서야 비로소 브랜드의 방향과 그 방향을 지키기 위한 내부임직원의 한결같은 헌신이 있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당신네 브랜드의 미션은 무엇인가?

만일 브랜드 미션이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혹은 ‘초일류…’ 이렇게 시작된다면 더 이상 볼 필요 없이 바로 버리길 권한다. 브랜드 미션을 정립하는 데에 기본은 기업의 시각이 아닌 소비자의 관점에서 정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의 자랑거리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주는 가치나 의미가 미션으로 정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레브론(Revlon)이라는 브랜드가 ‘We sell cosmetics’가 아닌 ‘We sell hope’를 브랜드 미션으로 삼고 있다는 것은 유명한 사례이다.

즉 화장품이라는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화장품이 고객에게 주는 의미, ‘예뻐진다는’ 또 ‘아름다워 보일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를 판다는 것이 그 브랜드의 존재이유란 얘기이다.

 

이렇게 소비자 관점에서 미션이 정리되면 오히려 브랜드는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이 화장품만은 아닐 수 있기에 다른 제품을 내놓아도 무분별한 다각화는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문학에서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말할 수 없어도 될지 모르지만 브랜드에서는 아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말할 수 없다면 아무도 말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 우선 내가 말해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는 내가 무슨 일을 하는가’(I am what I do)이다.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떤 고유한 존재의 의미를 가지는지 미션으로 말하라. 소비자 관점의 미션으로. 그것이 모든 브랜드와 브랜드를 둘러싼 모든 활동의 출발이니까.


브랜다임앤파트너스, 황부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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